신협 농협 수협 등 2금융권에서 고금리 특판이 종종 나온다. 이제는 금융당국에서 은행에게 예적금 금리 낮추라고 인위적으로 조정을 하고 있어서 특판도 예전보다는 적어졌지만, 11월 정도까지만 해도 꽤 나왔다. 적금은 대부분 7% 이상에 10%까지도 있어서 눈 깜짝할 새 완판되곤 했다.
나도 이런저런 신협 적금에 도전했었다. 가입한 것 중 가장 높은 금리가 7%대라서 나도 한 번 8%나 9%대 적금을 들어보자 하는 생각이었다. 문제는 나만 고금리 특판 적금 정보를 아는 게 아니라는 점. 거기다 날짜를 정해줘도 0시에 열리는지 2시에 열리는지 보통 영업 시작 시각인 9시에 열리는지는 나타나 있지 않아 대기조로 있어야 했다.
동경주농협은 내가 즐겨찾기해 놓고 보는 재테크 정보 블로그에도 올라온 사례였다. 8.2%라는 고금리였고 매달 붓는 금액 제한도 없는데다가 경영실태평가 등급도 1등급이어서인지 사람들이 꽤 많이 몰렸던 거로 안다. 그동안 해킹이나 고객 돈과 관련한 피해 사례가 잦았던 곳이라 농협 계좌를 새로 트고 싶지는 않았고 그래서 흘려보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동경주농협도 '직원 실수'로 비대면 적금 계좌 가입을 열어두어서 9천 억이 몰렸고 이자 지급 부담이 너무 커져서 고객들에게 해지를 눈물로 호소한다는 거였다. 내가 만약 동경주농협 특판을 가입한 사람이라면 은행의 지급 능력이 의심스러우니까 아마 해지했을 것이다. 도무지 신뢰할 수 없기에, 지역농협 거래를 아예 단념하는 계기가 됐을 거고.
하지만 그럼에도 의아함은 사라지지 않는다. 지역농협은 중앙회가 아니니까 가지고 있는 돈이 적어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쳐도, 명백하게 은행 측의 실수인데 그로 인한 후처리를 가입 고객에게 떠넘기는 태도를 취해서다. 원래 조합원을 대상으로 대면 판매만 해야 하는데 직원이 비대면 판매를 열었고 가입 금액 제한도 없이 두어서 감당하기 힘든 큰 금액이 들어왔다는 게 요지다.
서울이 아니라서, 작은 곳이라서, 지역에 있어서 실수를 한다는 게 합당한 이유가 될까? 은행과 고객의 거래가 있을 때 고객의 과실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엄격하고 철저하지 않았나? 거기다 가입을 연 시점은 11월 말인데 이와 관련해 고객들에게 읍소를 시작한 건 약 2주 뒤다. 다른 2금융권에서 비슷한 일이 있어 해지를 요청한다고 하니 그제야 발등에 불이 떨어져 그 흐름에 타 보려고 했던 건 아닌가?
모든 걸 제처두고라도 은행 쪽의 실수를 오로지 고객의 '자진 해지'에만 기대는 게 대책없다고 느껴진다. 말 그대로 선의인 것이지 강요할 수 없는 부분이니까. 사람들도 적금 갈아타기를 하려고 이전에 있던 것을 해지하고 가입한 것일 수 있지 않나. 중도해지하더라도 최대한 이자를 높게 맞춰주겠다고 하는데 그건 딱히 농협의 선심이 아니다. 해지를 권하고 싶으니까 울며 겨자먹기로 하는 거지.
아무튼 이번 사태로 지역농협이 얼마나 주먹구구로, 아니 그보다도 못하게 운영되는지 똑똑히 알았다. 비슷한 일이 일어난 남해축산농협, 제주사라신협 등을 보면서 제2금융권인 협동조합에 과연 큰돈을 믿고 맡길 수 있는지 의구심이 생겨난 게 이번 일의 유일한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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