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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으고 모으자/경제 생활

돈을 아끼는 법 : 쇼핑몰을 멀리한다

by 애_옹 2022. 3. 16.

올해의 가장 큰 목표 중 하나는 낭비를 줄이고 돈을 더 착실하게 모으는 것이다. 1년에 2천만 원을 모아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새해를 시작했는데 갑자기 확 어긋나버리지 않는다면 어찌 저찌 해서 모을 수 있을 것 같긴 하다.

 

돈을 '모으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당연히 '안 쓰는' 것이다. 생활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부분에 신경 쓰고, '필수적이지 않은' 것들을 줄여나가는 게 제일 확실하다. 문제는 나의 뇌는 간사하기 때문에 결국 '선택'에 가까운 부분마저 '필수'로 집어넣고 싶어 한다는 거다. 교통비, 이동통신비, 대출이자, 공과금, 보험료, 식비, 생활비(집안 물품 사기 등) 이외의 것들은, 엄밀히 말하면 스스로 줄일 수 있다.

 

낭비는 어디에서 오는가. 대부분 쇼핑이다. 뭘 사야(=결제해야) 돈을 쓰는 거니까. 왜 돈을 많이 쓰는가. 그게 필요해서? 꼭 그렇지만은 않다. 필요하지는 않아도 얼마든지 욕망할 순 있다. 다만 그 욕망이 얼마나 오랫동안 유지될지는 더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진짜 안 사면 안 될 것 같은 절박한 마음이 들었는데 그게 고작 반나절짜리라면? 길어봐야 사나흘이라면? 한 번 먹으면 없어지는 식음료나 체험 등이 아니라 '물건'이라면 그렇게 짧은 유효기간을 위해 돈을 쓰는 건 낭비에 가깝다. 

 

이렇게 쓰면서도 '그걸 아는 사람이 그래?'라는 셀프 반성이 뒤따른다. 나도 안다. 포카를 위해 앨범을 여러 장 사는 게 낭비라는 것을. 예뻐 보인다는 이유로 별 고민도 없이 척척 사들이는 게 더 큰 후회를 불러오리라는 걸 안다. 꼭 배달 음식이 아니어도 맛있는 한 끼를 먹을 수 있다는 것도 안다. 그런데도 쓰게 되는 거다.

 

사진은 항상 고마운 픽사베이 

 

나도 아직 제대로 못하고 있지만 뭔가를 사고 싶은 마음을 진정시키는 건 '안 보는 것'이다. 견물생심이라고, 눈에 보이면 갑자기 그 물건이 '인식'되고 자칫하다가는 금세 '갖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다. 불과 몇 초 전만 해도 아예 머릿속에 없었던 물건을 사야 할 것으로 오해하고 마는 거다.

 

그러므로 쇼핑몰은 되도록 멀리하는 게 낫다. 집에 이미 비슷한 옷이 여러 벌 있든 말든 쇼핑몰에 올라온 옷들은 예비 구매자들의 마음을 훔치기 위해 최적의 상태로 세팅돼 있다. 그 유혹을 뿌리치는 건 내 몫이다. 화장품도 그냥 지금 있는 걸 쓰면 되는데 굳이 어떤 성분이 좋다, 후기가 괜찮다 등의 이유를 대며 새로 들이려고 한다. 없어도 된다. 

 

내가 굳이 쇼핑몰에 들어가지 않아도, 요새는 클릭했던 광고나 자주 썼던 키워드를 기반으로 광고를 띄우고 거기에 쇼핑몰을 연결해 두기 때문에 피하기는 더 쉽지 않다. 그냥 인스타 피드에 친구들이 뭐 올렸나 들어갔다가 '아니 이건 사야 해!' 하면서 링크를 따라 들어간 게 몇 번이던가.

 

지금도 궁금한 상품이 생기면 사이트에 들어가고는 있지만 바로 결제는 안 한다. 일단 장바구니에 넣어두거나 찜해 놓은 다음에, 진짜 사고 싶은 마음이 들 때 들어가본다. 이전보다 마음이 식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여전히 사고 싶은데 품절이거나 구매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 목표 금액만큼 돈 모으기에 '소비 방어'는 필수적이다. 가장 기초가 되는 건 역시 '물건에 정신 팔지 않는 것'이다.

 

최애 포토카드를 예로 들어 보자. 포카 모음집을 맨날 앉아서 보고 있으면 안 갖고 있는 게 너무 많으니 이것도 사고 저것도 사야 한다고 생각하고, 슴스토어 계정 팔로우하면 신상이 나올 때마다 알려주고 난리가 나니까 못 이기는 척 들어갔다가 배송비 무료(5만원)가 될 때까지 질러버리고 마는 거다. 근데 거기에 신경을 끄면, 갈망 포카가 없어도 사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된다.

 

쇼핑몰 최대한 덜 들어가기, 그래서 쓸데없는 것 안 사기. 이걸 목표로 달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