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 메종 서울 방문 후기

우연한 기회로 청담동에 있는 루이비통 메종 서울에 방문했다. 친구 차로 갔는데 가자마자 발렛을 해 줬고 입구 문을 열어줘서 와아- 하고 들어갔다. 

 

우선 찾는 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그때 친구는 선물로 줄 남성용 지갑을 찾고 있었다. 그랬더니 직원 한 분을 아예 우리 전담으로 붙여주었다. 그러다가 그분이 자기 예약 손님이 오자 다른 직원분이 왔다. 원하는 물건에 관해 여러 후보를 보여주고 제품 설명도 친절하고 자세히 해 주었다. 어떤 게 인기 품목인지도 알려줬고. 의외로 진열품에 가격표도 다 붙어 있어서 '얼마예요?'라고 따로 물어보지 않아도 되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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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찍한 곳에 비싼 물건이 보기 좋게 전시되어 있어서 눈이 휘둥그레해졌다. 내가 가장 주의깊게 본 것은 운동화였다. 나는 잘 몰랐는데 루이비통은 신발로 유명한 브랜드도 아니고 착화감도 그닥이었나 보다.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직원이 요즘에는 루이비통 신발도 착화감이 좋아졌다고 먼저 얘기를 꺼냈기 때문이다. 루이비통 특유의 로고를 좋아하지만 가장 '정통' 로고는 갈색 바탕이어서 왠지 모를 거리감이 있었는데, 신발은 내가 좋아하는 밝은 색이나 파스텔톤과 로고가 잘 결합돼서 꽤 마음에 들었다. 가격까지 마음에 들었다는 건 아니다. 혹시 '오, 그래도 이 정도면 몇 달 열심히 모아서 살 만한데?' 하는 생각이 들까 봐 가격을 물어보지도 않았지만.

 

평일 오후에 가면 좋다

 

1층에는 재미있는 코너가 있었다. 그렇게 쓸데는 없으나 누가 선물로 주면 상당히 흡족해할 만한 물건을 모아둔 곳이었다. 그 중 제일 예뻤던 건 연한 미색 바탕에 루이비통 로고가 새겨진 천으로 만든 인형이었다. 올해가 호랑이의 해여서 거기에 맞게 호랑이로 만들었는데 그게 한 200만원이었나? 그래도 내 월급보다는 싸서 다행이었다. 이외에도 탁구채나 골프공도 있었다. 

 

결코 싼 가격은 아니지만 단지 100만원이 안 되기 때문에 어떻게 할부로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든 건 카드지갑이었다. 내가 갖고 싶은 디자인이나 크기가 없어서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진짜 이러다가 살지도 모르겠다' 하고 위기가 온 건 패션 주얼리였다. 반지와 목걸이가 산뜻하게 예뻐서 잠시 마음이 쿵쾅댔다. 다행히 이성을 끝까지 잡고 돌아왔다. 

 

원래 명품에 관해 관심이 없고, 잘 모르고, 갖고 싶은 마음도 거의 없어서 명품 매장에 이렇게 시간을 들여 방문한 건 처음이었다. 혹시 박탈감이나 열등감을 느끼게 될까 봐 걱정했으나 별로 그런 생각이 들진 않았다. 그저 내가 모르는, 이렇게나 다른 새로운 세상이 있다는 것을 경험해보아서 신선했다. 일종의 '현대인의 교양' 정도로 명품에 관해 어느 정도 알면 좋겠다, 하는 깨달음은 얻었다. 아! 무척 부드러워 보이는 스카프가 있어서 그건 엄마한테 사 드리고 싶었다. 

 

평일 오후에 갔더니 사람도 별로 없고 매장을 여유롭게 즐기기 충분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