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절. 이익을 보고 팔았다는 소리다. 그 말대로라면 나는 익절을 한 게 맞다. 냉정하게 따져보자. 이건 익절이라기보다는 탈출에 가깝다. 나는 2021년 7월 21일에 무엇에 홀렸는지 모르게 흠(HMM)을 샀다. 흠은 주가가 오르는 속도가 워낙 무서워서 거품이 꼈다는 평판과, 급속도로 오르긴 했으나 실적이 상당히 탄탄해서 아예 근거 없는 가격은 아니라는 낙관적인 전망 두 가지를 모두 갖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작년 여름이니까 기억이 틀리더라도 양해 바람.
한 주당 41,400원에 샀으니 얼마나 상투를 잡은 것이냐. 물론 5만흠 간다 6만흠 간다 하면서 4만원대 후반에 산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저것도 나름 좀 떨어졌다고 생각해서 저점이라 생각하고 산 것이다. 물론 쭉쭉 떨어져서 거의 반토막 가까이 날 때에야 깨달았다. 내가 잡은 것이 상투였다는 것을. 나는 종잣돈(시드)이 적은 편이고 담이 작아서 만 원 안 되는 주식 아니면 10주 사는 것도 망설이는 자여서, 아주 다행히도 딱 2주만 비싼 가격에 샀다.
장이 계속 안 좋고, 흔히 우량주나 적어도 사기칠 만한 기업은 아니라는 최소한의 신뢰가 있는 기업 주가도 떨어져갈 때 흠 역시 착실히 주가가 내려갔다. 그래서 25,700원에 한 주, 26,150원에 한 주를 사서 물을 탔다. 주수가 적어도 물타기가 가능했고 3만원 초반대까지 평균단가를 낮출 수 있었다. 처음 흠을 산 지 229일 만인 저번주 금요일에 드디어 나는 4주를 다 팔아버렸다.
조금 더 인내심이 있었더라면 더 오를 때까지 기다렸겠지만 나는 그냥 너무 지치는 마음이 들어서 다 팔았다. 그러니까 수익률이 1%대에 불과한 것이다^^; 내가 이 종목에 대해 너무 아는 게 없고, 주가를 종잡을 수가 없기에 더 믿고 기다릴 힘이 남아있지 않기도 했다. 많이 공부하고 들어가도 그 예측이 틀릴 수 있지만 나름대로 원인과 배경을 추측할 수 있기에 그나마 다행인데, 나는 아마도 좀 휩쓸리다시피 해서 어어어어~ 하다가 산 거라서 뿌린 대로 거둔 것일 수 있다.
흠을 떠나보내면서 적절한 물타기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스윙을 쳐서 시드를 늘리겠다고 개설해놓고는 전체 계좌가 마이너스가 되어서 속을 썩이는 서브 계좌에서 이렇게 익절로 한 종목 두 종목 떠나보낼 때 약간의 안도와 기쁨을 느낀다. 발목 같은 건 기대하지도 않는다. 그냥 무릎, 아니 팔에서만 사도 다행이다. 언제나 정수리쯤에서 사는 내가 문제다. 흠도 나도 고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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